여묘살이 뜻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금토 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서 시아버지(김상중)가 15년 수절과부 며느리(이하늬)에게 여묘살이를 하라고 요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 시간에는 드라마에 나오는 여묘살이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시묘살이 뜻

시묘살이 뜻

廬墓(여묘) = 廬(농막 려, 농막 여) + 墓(무덤 묘)

국어사전에 의하면 ‘여묘(廬墓)’란 상제가 무덤 근처에서 여막(廬幕)을 짓고 살면서 무덤을 지키는 일이라고 한다.

여묘살이(또는 시묘살이)는 남편이나 부모가 죽은 후에 무덤 옆에 여막(움막)을 짓고 3년간 무덤을 지키면서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처럼 상식(아침·점심·저녁)을 올리고, 밤에는 침상을 마련하였다.

여묘삼년(廬墓三年), 여묘(廬墓), 여묘종제(廬墓終制), 여묘복삼년(廬墓服喪三年), 여총삼년(廬塚三年) 등의 다양한 기록이 있다.

유가의 보편적인 예서인 ‘가례(家禮)’, ‘가례집람(家禮輯覽)’ 등에는 시묘살이가 언급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조선시대에 시묘살이가 사대부가에 널리 퍼진 것은 중국에서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을 위해 3년 상주 노릇을 한 일이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의례서에서도 기록을 찾아볼 수 없는 시묘살이는 의례가 아니라 유교적 관습이라고 볼 수 있다.


여묘살이 유래

여묘살이는 중국에서 유래하였으며 나말여초(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에 유입되었다. 고려말 정몽주(1337~1392)에에 정착되었다고 한다.

시묘(侍墓)살이는 효를 중시하는 유학이 발달하면서 널리 퍼져나갔다. 여묘살이는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널리 행해졌으며 국가 차원에서 이를 권장하였다고 한다. 여묘살이가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에 기술되어 있을 정도이다.


중국의 여묘 전통

공자(公子)의 제자인 자공(子貢, BC 520~456)이 공자의 무덤 곁에 여막을 짓고 6년간 무덤을 지킨 일화가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 편에 수록되어 있다.

공자가 죽은 후, 많은 제자들이 3년의 심상(心喪,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상주 노릇하듯 하는 것)을 했다.

자공은 3년 상주 노릇이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보답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혼자 3년 더 상주 노릇을 했다.

공자 무덤 서남쪽에 집이 한채 있고, '자공여묘처(子貢廬墓處)’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자공이 이 집에 머물면서 6년 동안 상주 노릇을 하며 공자를 모셨다.


3년간 여묘살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부모가 자식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여묘살이를 말릴 것 같다.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또 모를까. 멀쩡한 인생 3년을 묘 옆에서 보내는 일이 효도가 맞을까?